배민 끊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 사장님과 소비자가 동시에 등을 돌리는 배달 플랫폼의 구조

배달의민족은 한때 음식 주문의 방식을 완전히 바꾼 서비스였습니다. 식당에 전화를 걸고 메뉴를 확인한 뒤 현금이나 카드를 준비하던 과정은 앱 하나로 대체됐으며, 소비자는 손가락 몇 번 움직이는 것만으로 집 앞까지 음식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식당 입장에서도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거대한 온라인 상권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배달앱의 등장은 분명한 산업적 변화를 의미했습니다.

그런데 배달앱 시장의 성장 방식이 달라지면서 분위기도 달라졌습니다. 무료배달 경쟁이 본격화되고 플랫폼이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수수료와 각종 비용 구조를 조정하면서 식당과 소비자가 체감하는 부담이 커졌습니다. 특히 2024년 배민1플러스 중개이용료가 기존 6.8%에서 9.8%로 인상되면서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크게 나타났고, 이후 상생협의체 논의를 거쳐 2025년에는 매출 구간별 2.0~7.8% 차등 수수료 체계로 다시 변경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수수료가 몇 퍼센트인가의 문제가 아닙니다. 플랫폼의 비용이 어느 주체에게 이전되고 있으며, 소비자가 실제로 지불하는 최종 가격에는 어떤 방식으로 반영되는지가 핵심입니다. 배달비가 무료라는 문구가 등장했지만 음식 가격이 올라가거나 배달 전용 가격이 별도로 적용된다면 소비자가 느끼는 부담은 반드시 줄어드는 것이 아닙니다. 결국 배달의민족을 둘러싼 갈등은 한 기업의 흥망 문제가 아니라 플랫폼 경제에서 누가 비용을 부담하고 누가 혜택을 가져가는가에 관한 문제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1. 무료배달 경쟁이 배달앱 시장의 구조를 바꾸었습니다.

쿠팡이츠를 비롯한 경쟁 플랫폼이 무료배달을 앞세우면서 배달앱 시장은 단순한 편의성 경쟁에서 비용 부담을 누가 감수하느냐의 경쟁으로 바뀌었습니다. 소비자에게 배달비를 직접 받지 않는 방식은 이용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매력적인 혜택이지만, 배달에는 라이더 비용과 플랫폼 운영비가 발생하기 때문에 무료라는 표현이 전체 비용의 소멸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배민 역시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무료배달과 구독 혜택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대응했습니다. 실제로 2024년에는 알뜰배달 무료 제공 등이 주문 증가와 매출 확대에 영향을 줬지만, 동시에 배달 관련 외주 용역비가 크게 늘면서 영업이익은 감소했습니다. 우아한형제들의 2024년 매출은 4조3,226억원으로 전년보다 26.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408억원으로 8.4% 감소했습니다.

이 구조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무료배달이 공짜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소비자가 내지 않는 비용은 플랫폼이나 점주 또는 다른 가격 항목을 통해 다른 방식으로 부담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무료배달 경쟁이 장기화될수록 단순히 소비자 혜택이 커지는 것이 아니라 비용의 이동 경로가 복잡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2. 9.8% 수수료 논란은 자영업자의 불만을 폭발시킨 계기가 되었습니다.

2024년 8월부터 배민1플러스 중개이용료는 기존 6.8%에서 9.8%로 인상됐습니다.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수치이며, 당시 배민은 경쟁 플랫폼과의 경쟁 환경 등을 고려한 정책이라고 설명했지만 외식업계에서는 수수료 부담이 지나치게 커진다는 반발이 나왔습니다.

다만 현재의 배민 수수료 구조를 이야기하면서 당시 9.8%만을 현재 상황처럼 표현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2025년 2월부터는 상생협의체 합의에 따른 차등 수수료 체계가 시행됐으며, 배민1플러스의 중개이용료는 매출 구간에 따라 2.0%, 6.8%, 7.8%로 차등 적용되는 구조로 변경됐습니다. 매출 하위 20% 업주는 2.0%를 적용받는 방식입니다.

그럼에도 수수료 논란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숫자 하나로 비용 구조가 설명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중개이용료뿐 아니라 배달비, 결제 관련 비용, 광고비, 쿠폰 부담, 인건비와 원재료비까지 함께 고려하면 실제 점주가 체감하는 플랫폼 비용은 단순한 수수료율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3. 결국 수수료 부담은 음식 가격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식당은 플랫폼 비용을 무조건 자체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사업자가 아닙니다. 원재료비와 임대료, 인건비, 공공요금 등을 부담하면서 일정 수준의 이익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증가하면 가격 조정이나 판매 방식 변경을 고민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등장한 대표적인 현상이 이중가격제입니다. 같은 메뉴라도 매장 가격과 배달앱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방식이며, 배달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더 높은 가격을 부담하는 구조입니다. 한국소비자원이 2024년 서울 지역 34개 음식점의 1,061개 메뉴를 조사한 결과 541개 메뉴에서 가격 차이가 있었고, 가격이 다른 메뉴 가운데 97.8%는 배달 가격이 매장 가격보다 비쌌습니다.

이중가격제가 단순한 꼼수라고만 보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점주 입장에서는 플랫폼을 이용하면서 발생하는 비용을 어느 정도 가격에 반영하지 않으면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무료배달이라는 혜택을 받는 대신 메뉴 가격이 높아졌다면 결과적으로 지출이 줄었다고 느끼기 어렵습니다.

4. 소비자가 느끼는 배달비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형태가 달라졌습니다.

배달앱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구조도 복잡해졌습니다. 과거에는 배달비가 별도로 표시되는 방식이 익숙했지만, 이후에는 무료배달과 구독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배달비가 보이지 않는 형태의 가격 경쟁이 나타났습니다.

문제는 소비자가 최종 결제금액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점입니다. 배달비가 3,000원에서 0원이 됐더라도 음식 가격이 2,000원 오르고 최소주문금액이나 구독료가 추가된다면 소비자가 체감하는 경제적 이익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무료라는 단어와 실제 지출액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면 플랫폼에 대한 신뢰 역시 약해질 수 있습니다.

2025년에도 이중가격제는 여러 외식업체에서 확산됐습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치킨과 버거 등 일부 프랜차이즈에서 배달앱 메뉴 가격을 매장 가격보다 높게 설정하는 사례가 이어졌으며, 일부 업체에서는 배달 가격이 매장보다 2,000~3,000원 높은 사례도 확인됐습니다.

이 현상은 배달앱의 문제가 소비자에게 단순히 배달비 몇 천원을 더 받는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소비자는 음식 가격 자체가 비싸졌다고 느끼게 되고, 점주는 플랫폼 비용을 가격에 반영했다는 이유로 소비자의 불만을 감당하게 됩니다.

5. 사장님과 소비자가 서로 다른 위치에서 같은 부담을 느끼는 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플랫폼과 점주 사이의 갈등을 자세히 보면 소비자와 점주가 완전히 다른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연결되어 있습니다. 점주는 플랫폼 비용이 부담스럽고 소비자는 높아진 음식 가격이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점주는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으면 고객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고, 플랫폼을 이용하면 각종 비용이 발생합니다. 소비자 역시 배달앱을 이용하면 편리하지만 배달비와 음식 가격, 구독료 등을 합친 최종 결제금액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결국 양쪽 모두 플랫폼을 떠나기 어려운 상황에서 비용을 분담하는 방식만 달라지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은 이용자 수보다 신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소비자가 가격 구조를 납득하지 못하고 점주가 비용 구조를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면 플랫폼의 편리함만으로는 불만을 계속 잠재우기 어렵습니다.

배달앱이 성장하는 초기에는 플랫폼이 새로운 고객을 만들어주는 효과가 매우 컸습니다. 그러나 시장이 성숙하면서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이 선택이 아니라 사실상 필수적인 판매 경로처럼 느껴지기 시작하면 수수료와 광고비에 대한 민감도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6. 가맹점주들의 소송은 단순한 수수료 논쟁을 넘어섰습니다.

2026년 9월에는 BBQ와 배스킨라빈스 등을 포함한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366명이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의 첫 변론기일이 열렸습니다. 쟁점 가운데 하나는 소비자에게 제공된 할인 쿠폰을 수수료 산정 과정에서 어떻게 반영했는가에 관한 문제입니다.

점주 측은 할인 전 금액을 기준으로 수수료가 산정돼 과도한 수수료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배민 측은 할인 적용 후 금액을 기준으로 산정했다는 취지로 맞서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문제는 아직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내려진 사안이 아니며, 어느 한쪽의 주장을 확정된 사실처럼 받아들일 단계도 아닙니다.

이 소송이 보여주는 중요한 부분은 플랫폼과 입점업체 사이의 갈등이 단순한 감정 문제가 아니라 계약과 약관, 비용 산정 방식의 문제로 구체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플랫폼 경제에서 거래 조건이 복잡해질수록 누가 어떤 비용을 부담하는지 명확하게 공개하는 것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7. 모기업으로 이익이 돌아가는 구조도 논란의 한 축이 되었습니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독일 딜리버리히어로가 모회사로 있는 기업입니다. 2024년 우아한형제들의 매출은 4조3,226억원, 영업이익은 6,408억원을 기록했으며, 같은 해 우아한형제들은 배당 대신 딜리버리히어로가 보유한 자기주식 약 5,372억원어치를 매입해 소각하는 방식으로 주주환원을 진행했습니다.

이를 두고 플랫폼에서 발생한 이익이 국내 시장에 얼마나 재투자되는지를 둘러싼 비판이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다만 주주환원 자체가 곧바로 부당한 행위라는 의미는 아니며, 기업의 자본정책과 국내 이해관계자의 체감 부담은 별개의 문제로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 중요한 문제는 소비자와 점주가 비용 부담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기업의 수익성과 주주환원이 어떻게 설명되고 받아들여지는가입니다. 기업이 합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것과 플랫폼 생태계 구성원들이 그 수익 구조를 공정하다고 느끼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8. 배민의 미래는 점유율보다 신뢰 회복에 달려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배달의민족이 실제로 몰락하고 있다고 단정하기에는 아직 근거가 부족합니다. 2024년 기준으로 매출은 크게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6,000억원을 넘겼으며 장보기와 쇼핑 등 음식 배달 외 사업까지 확장되고 있습니다. 매출과 사업 규모만 놓고 보면 몰락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다만 사업 규모가 크다는 것과 소비자의 만족도가 높다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플랫폼의 규모가 커질수록 작은 가격 변화와 수수료 정책도 수많은 점주와 소비자에게 동시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따라서 시장에서 장기간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단순히 주문 건수를 늘리는 전략보다 가격 구조에 대한 예측 가능성과 거래 당사자들이 느끼는 공정성을 높이는 방향이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고찰을 배제하고 구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더라도 가장 큰 위험요인은 플랫폼이 소비자와 점주 모두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서비스가 되는 순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용자에게는 편리함 때문에 떠나기 어렵고 점주에게는 매출 때문에 떠나기 어려운 구조가 만들어지면, 플랫폼이 비용을 어떻게 책정하느냐에 따라 갈등의 크기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9. 배달앱의 다음 경쟁은 무료배달이 아니라 가격 신뢰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무료배달은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강력한 마케팅 수단이지만 장기적인 경쟁력의 전부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무료배달이 반복되면서 음식 가격이 달라지고 구독료가 추가되며 다양한 조건이 붙는다면 소비자는 결국 광고 문구보다 최종 결제금액을 보게 됩니다.

점주 역시 단순히 수수료율 하나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 매출에서 플랫폼 비용을 제외하고 얼마가 남는지를 판단하게 됩니다. 따라서 플랫폼이 장기적으로 신뢰를 확보하려면 수수료율뿐 아니라 광고비, 배달비, 할인 비용, 정산 구조 등을 포함한 전체 비용을 이해하기 쉽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소비자가 매장에서 10,000원인 메뉴를 배달앱에서 12,000원에 구매한다면 그 차이가 어디에서 발생했는지 납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점주에게 추가 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인지, 플랫폼 이용료 때문인지, 할인 비용 때문인지 알기 어려운 구조에서는 가격에 대한 불신이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10. 배민의 진짜 위기는 시장점유율이 아니라 플랫폼에 대한 신뢰일 수 있습니다.

배달의민족은 여전히 거대한 이용자 기반과 높은 브랜드 인지도, 방대한 가맹점 네트워크를 가진 플랫폼입니다. 따라서 현재의 논란만으로 서비스 자체의 쇠퇴나 시장에서의 퇴출을 단정하는 것은 지나친 해석입니다.

그럼에도 사장님과 소비자가 동시에 비용 부담을 이야기하는 상황은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닙니다. 플랫폼은 점주에게 고객을 연결하고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는 중간자 역할을 하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한쪽에 집중된다고 느껴지는 순간 플랫폼에 대한 반감이 커질 수 있습니다.

결국 배민이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는 단순히 수수료율을 몇 퍼센트 낮추는 데만 있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소비자가 지불하는 최종 가격과 점주가 부담하는 전체 비용, 플랫폼이 얻는 수익 사이의 연결고리를 얼마나 투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배달의민족의 미래를 결정하는 변수 역시 경쟁사의 무료배달이나 새로운 할인 행사가 아니라 이 구조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바꿀 수 있는가에 달려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배달이라는 서비스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가 배달을 이용하는 방식은 달라질 수 있으며, 포장과 외식, 자체 주문앱, 여러 배달 플랫폼의 비교 이용이 동시에 확대될 수도 있습니다.

배민을 둘러싼 현재의 갈등은 플랫폼 기업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플랫폼 경제가 성장한 뒤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조정 과정으로 볼 여지도 있습니다. 성장기에 소비자가 편리함을 얻고 점주가 매출을 얻었다면 성숙기에는 그 편익과 비용을 어떻게 다시 배분할 것인지가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배민이 시장에서 계속 강력한 플랫폼으로 남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보다 신뢰의 경제를 만들어내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배민을 끊었다”는 말의 의미는 단순한 앱 삭제보다 훨씬 복잡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는 더 저렴한 주문 방식을 찾고 점주는 비용이 적게 드는 판매 경로를 찾으며 플랫폼은 수익성과 상생 사이에서 새로운 균형을 찾아야 합니다. 배달의민족이 몰락할 것인지 여부를 단정하기보다 앞으로 어떤 가격 구조와 상생 모델을 제시하느냐를 지켜볼 필요가 있으며, 플랫폼의 진정한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주문을 확보하느냐보다 소비자와 점주가 그 거래를 얼마나 납득할 수 있느냐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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